병원행정관리자협회

메디컬 리더십 [선경 교수가 바라본 의료산업화]

  • 등록자 : 관리자
  • 조회 : 1910
  • 등록일 : 2011-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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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흉부외과 교수

주요약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장

의과대학 교수의 3대 기능은 교육-연구-진료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교수는 대학교수라는 직함 외에도 의사, 전문의, 의학박사 등의 자격이 기본으로 따라간다. 그 외에도 능력이 있는 분들은 연구소장, 센터장, 학장과 같은 학술적인 봉사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병원장과 같은 행정경영의 중책을 맡아 경륜을 펼치게 된다.

 

대학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전국의 대학병원장은 대부분 2년의 임기를 갖고 1회에 걸쳐 연임이 가능하다. 오너십이 확실한 병원이라면 덜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 2년 단위로 병원장이 바뀌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과거의 온실과 같은 의료환경에서는 의료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고, 의사면허라는 진입장벽과 제반 경영요소를 정부가 통제해 주었다. 따라서 병원경영이라는 개념이 그다지 절실하지도 않았고, 행정도 병원비를 수납하는 원무기능 중심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짧은 병원장 임기의 가장 큰 문제는 조직에 지식이 쌓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병원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는 경우는 더욱 그러해서 집행부가 바뀌면서 단절되고 매번 같은 지식을 새로 쌓는 모래성 같은 현상도 볼 수 있다. 혹자는 임기제가 가진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병원의 최고결정권자가 되는 의사 혹은 의대교수는 오랜 기간 의학교육과 연구 그리고 환자진료에만 전념해 왔다는 것을 고려할 때 무척 심각한 상황이다. 드물게 짧은 임기 동안 탁월한 행정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준비된 병원장들도 있다. 그나마도 첫 임기 동안은 아니고 연임해서 후반 2년째에 일을 좀 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고 의대교수들에게 미리 경영수업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매년 방대한 양으로 소개되는 자기 전공분야의 학술지식을 따라가기도 벅찬 교수들에게 SCI논문이다 연구비다 진료경쟁력까지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다. 병원장의 나이는 대개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에 걸쳐 있다. 교육, 연구, 진료현장에서 한창 뛰어야 할 교수들에게 2∼4년의 공백은 의사로서 그리고 학자로서의 경력에 치명적일 수 있다. 처음부터 행정과 경영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나 교수들을 양성해도 쉽게 병원운영진으로 선출되지는 못한다.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도 고려해 보지만 우선 국내 의료경영자 풀이 일천하다. 다른 산업군에서 오는 경영자는 의료산업의 내부문화를 이해하지 못하여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 계열의 일부 대학병원들은 효율적인 기업경영 시스템으로 무장을 한다. 다른 일부에서는 인문사회 및 경상계열을 전공한 행정직을 중용하여 핵심 의사결정에 투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직의 지배구조가 불명확하거나 의사결정 구조가 취약한 대학병원들은 어찌할 것인가? 해답은 여전히 ‘교육’에 있다고 믿는다.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최대한 발휘하여 조직의 목표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 바로 ‘리더십 교육’이다.

 

기업 경영에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병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기업의 CEO 리더십을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구조가 다른 병원산업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오늘도 대학병원 경영진은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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