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행정관리자협회

병원혁신디자인 시리즈 <1> 인간중심경험디자인

  • 등록자 : 관리자
  • 조회 : 1790
  • 등록일 : 201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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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규

주요약력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관리총괄

"설레는 마음으로 혁신을 처음 만나다"

 

2012년말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운영지원팀장으로 있을 때 였다. 원장님 실로 부터 걸려 온 한 통의 전화, 비서로부터 ‘원장님께서 찾으신다’는 얘기를 들을 때만 해도 앞으로 나에게 벌어질 일을 상상하지 못했다. “내년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를 만드는데 팀장을 맡아주면 좋겠습니다. “ ‘이노베이션’이 뭐지? 디자인은 여기에 왜? 병원과 이노베이션? 어울리지가 않았다. 선뜻 ‘예’라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원장님은 “메이요클리닉”을 돌아보시면서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셨다고 했다. 당신이 꿈꾸는 서울아산병원의 미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욕심이라는데 생각이 멈췄다. 원장님의 꿈, 나에 대한 신뢰와 기대에 부응할 자신이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죄송하지만 자질과 역량 부족을 이유로 다시 생각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렸다. “예, 이해합니다.”라는 원장님 말씀에 ‘부서이동은 안 해도 되겠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고 바삐 자리에서 일어났다. 워렌버핏의 인생조언 중에 욕심을 버리고 ‘그만둘 때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명언이 떠올랐다. 문 앞까지 배웅해주신 원장님은 인자한 미소를 한껏 머금으시고 ‘ 그래도 인사명령이 나면 거부하지는 마세요!’ 하신다.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와 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작은 설레임을 안고 병원으로 향한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다양한 직종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병원은 일반기업과 달리 작은 변화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최근 여러 병원에서 혁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지만 조직 내에 한 개의 혁신부서를 만들었다고 해서 조직전체의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다.


 

 

 조직에서 적을 만들기 가장 쉬운 방법이 뭘까? 바로 ‘혁신’을 외치는 거다. 다들 혁신이 필요하다고는 말하지만, 막상 ‘혁신’을 외치는 순간 주변이 순식간에 적으로 둘러싸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혁신’ ‘이노베이션’이라는 용어가 일반기업에서는 그리 낯선 용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병원에서 ‘혁신’을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작은 등대 불빛조차 어둠이 삼킨 검푸른 망망대해 난 혼자였다.  

 

이름부터가 낯선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가 생긴지 이제 만 3년이 되었고 몇몇 프로젝트는 제법 ‘혁신’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 만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이번 연재를 통해 지난 3년간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가 조직 내 이노베이션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각종 프로젝트를 현장부서와 함께 진행하면서 얻은 공유하고 싶은 ‘가치’와 Insight 그밖에 소중한 ‘경험’을 실제 사례를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한다. 2013년 1월 겨울날 , 혁신과 관련된 여러 서적을 탐독하던 중 얼어있는 벤치에 잠시 책을 놓았는데 어느새 그 자리에 얼음이 녹은 것을 발견하고 ‘이노베이션’은 너무나도 획기적이고 거창한 무엇을 발견하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 이 책이 놓여진 자리처럼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조용한 변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오늘 어떤 마음으로 출근하시나요?’ 라고 내게 묻는다면 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설렘을 가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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